신해철 – 민물장어의 꿈

2019. 11. 19. 02:12

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
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
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
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

두고온 고향 보고픈 얼굴
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
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
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하는

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
성난 파도 아래 깊이
한 번만이라도 이를수 있다면
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
흐느껴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
미련 없이

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
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
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
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

하루 또 하루
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
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
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
두려움 때문이지만

저 강들이 모여드는곳
성난 파도 아래 깊이
한 번만이라도 이를수 있다면
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
흐느껴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
미련 없이

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
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


아티스트 : 신해철
제목 : 민물장어의 꿈
앨범 : Homemade Cookies & 99 Crom Live (1999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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